해외여행은 늘 설레지만,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시차 적응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경우 더욱더 신경이 쓰입니다.
시차 적응에 실패해서 한낮에 졸린 상태로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밤에는 잠이 안 와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요, 오늘은 시차증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시차적응을 잘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시차증후군
1) 시차증후군(시차증)의 원인
우리 몸에는 생체시계가 있는데, 새로운 시간대에 들어가면 신체가 인식하고 있는 시간과 방문지와의 부조화로 인해 정상적인 생체리듬이 깨지게 됩니다.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뀐 시간대로 여행하는 경우 생체리듬은 이를 따라잡는 데 며칠이 걸리는데, 이때 경험하는 신체적, 인지적 증상을 시차증후군이라 부릅니다.
2시간 정도의 시간대는 시차 적응에 별 문제를 못 느끼지만, 6시간 이상 시차가 나기 시작하면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한 몇 가지 연구에 따르면 거주지의 동쪽으로 여행하는 것이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쪽으로 여행하면 아침이 빨라지면서 기상 시간과 활동 시간이 그만큼 앞당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준으로는 서쪽에 위치한 유럽보다 동쪽에 위치한 미국·캐나다·하와이 등 북미 지역을 여행할 때 시차 적응이 더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차 피로가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생활 패턴이 다른 것처럼 생체시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이 시차증후군에 더 취약한 편인데, 젊을수록 신체 모든 기능이 활발하여,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회복력이 떨어져 시차 피로에 더 취약합니다.
시차증을 경험한 사람이 시차증을 다시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 시차증후군 증상
수면리듬과 함께 체온·맥박·혈압 같은 신체리듬이 모두 깨져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밤에 잠이 오지 않고 낮에 졸리며 집중력이 저하되며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있습니다.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심리적 증상도 함께 느껴지는데 마음이 불안하고, 의욕과 에너지가 저하되고 기분 조절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2. 시차적응방법
1) 미리 적응하기
여행 떠나기 3~4 일 전부터 조금씩 목적지 시간에 맞춰 수면 패턴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유럽이나 동남아 등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우 비행기 탑승 3일 전부터 1~2시간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도움이 되고, 북미나 하와이 등 동쪽으로 여행할 경우 1~2시간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면 좋습니다.
너무 과도하게 수면 시간을 변경하면 무리가 될 수 있으니, 적절한 수준에서 새로운 시간대에 맞출 수 있게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면 패턴 변화가 어려운 사람들은 비행기 탑승 전날이라도 8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자야 합니다.
비행기를 타자마자 손목시계를 현지 시간에 맞게 조절하고 현지 시간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오전 시간에 도착한다면 기내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고, 목적지에 저녁 시간대 도착 예정이라면 기내에선 잠을 참고 깨어 있는 것이 적절한 방법입니다.
2) 햇빛 많이 쬐기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눈에 있는 및 수용 세포와 연결되어 있어서 빛에 따라 움직입니다. 하루 20분 정도는 산책 등을 통해 햇빛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쪽으로 여행할 때는 가능한 오전부터 빛을 보는 게 좋고, 반대로 서쪽으로 갈 때는 가능한 오후 늦게까지 빛을 봐야 합니다.
귀국 후에도 낮 시간대 햇빛을 받으며 활동하면 생체리듬을 원상태로 돌리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카페인, 와인 자제
비행시간이 지루해 와인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면 수분이 부족하게 되어 생체 시계가 고장 나기 쉽습니다.
알코올은 깊은 잠을 못 자도록 하고, 탈수, 우울을 부를 수 있습니다. 커피나 홍차 같은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교감 신경을 자극해서 수면을 방해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컨디션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4) 여행지에서 아침 식사 많이 하기
사람의 생체 시계는 수면 주기, 호르몬 활동, 체온 리듬, 식사 및 소화를 비롯한 많은 중요한 신체 기능의 타이밍을 설정합니다.
뇌의 생체 시계는 태양의 주기와 일치하며 말초 기관의 생체 시계는 식사 시간에 의해 조절되는데 다양한 생체 시계는 매일 재설정될 수 있습니다.
3일 동안 풍성한 아침 식사로 시작을 하면 생체 시계를 재조정하고 새로운 시간대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긴 낮잠 피하기
여행지에서 밤에 잠을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어야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되도록 낮잠은 안 자는 것이 밤잠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피곤해 낮에 꼭 자고 싶다면 취침시간 8시간 전 30분 미만의 짧은 낮잠이 적절합니다.
6) 멜라토닌 처방
멜라토닌을 복용해서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햇빛과 관련이 있는데, 아침에는 멜라토닌을 떨어뜨려 주고 야간에는 멜라토닌을 높여줘 잠을 잘 들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름이 겨울보다 일어나기 쉬운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멜라토닌을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입니다.
해외에서 구매해 오시는 분들은 멜라토닌의 양을 살펴봐야 하는데, 영국에서는 멜라토닌 3㎎ 정제가 시차증후군 용도입니다. 멜라토닌은 중독 위험은 없지만 단기간 가장 낮은 용량을 복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진의 출처는 픽사베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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