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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복날의 유래

by 잉.구.지 2024. 7. 12.

 

 

 

1. 복날이란?


오는 15일은 무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삼복(三伏) 가운데 첫날인 초복(初伏)입니다. 

 

올해 삼복 날짜는 초복이 7월 15일, 중복 7월 25일, 말복 8월 14일입니다.

 

복날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초복·중복·말복을 의미합니다. 

 

초복은 하지(낮이 가장 긴 날)를 기준으로 세 번째 경일(庚日·천간이 경으로 된 날),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입니다. 

 

이 세 경일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와 맞물려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천간(天干) 중 경일(庚日)을 복날로 삼은 이유는 경(庚)이 오행 중 '금'(金)을 나타내고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금의 기운이 있는 경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극복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말복은 하지가 아닌 입추를 기준으로 삼는데,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입니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월복(越伏)이라고 합니다.

 

복날의 복(伏) 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여름철 무더위에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엎드려 퍼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합니다. 음양오행에 의하면 “여름 불기운에 가을의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라는 뜻으로 복종한다는 뜻의 복(伏) 자를 써서 삼복이라 하였습니다.


2. 복날의 기원

복날의 유래는 중국 '사기'(史記·중국 전한시대 사마천이 저술한 역사서)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원전 675년 춘추시대 진나라 때 덕공은 음력 6월부터 7월 세 번 여름 제사(삼복 제사)를 지내며 신하들에게 고기를 나눠 준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때 신하들에게 개고기를 나눠줬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는데, 성 사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방지했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는 더운 여름철을 이겨내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 풍습으로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삼복더위의 첫 번째는 초복입니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며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보양식을 챙겨 먹습니다.

 

두 번째는 중복으로 삼복 중 가장 더운 시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말복은 더위가 물러나는 시기입니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식을 챙깁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복맞이 피서를 위해 관직이 높은 신하에게 빙표를 나눠줬습니다. 고관들은 빙표를 가지고 장빙고에서 얼음을 받아 더위를 이겨 냈습니다. 

 

민간에서는 더위를 이길 수 있는 계삼탕(삼계탕)과 구탕(보신탕) 등 보양식을 먹었습니다.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너무 더워 몸의 기운이 약해져 가벼운 밥알도 무겁게 느껴진다는 뜻인데, 우리 조상들은 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조선시대부터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음식을 먹고 시원한 계곡이나 산으로 떠나 더위를 이기는 ‘복달임(복놀이)’을 해왔습니다.

 

냉방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더위를 극복하는 일이 쉽지 않고, 먹을 것이 많지 않아 영양 부족이 일상이어서 복날에 흔히 먹을 수 없던 육식 보양식을 맛보는 것이 특별한 행사였을 것입니다.


3. 복달임 음식


1) 개장국

 

전근대 시대에는 주로 복날에 ‘개장국’을 즐겨 먹었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여름은 농작물이 자라는 시기로 농번기에서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더위 속에서 일하니 체력이 방전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 백성들은 비싼 소, 돼지 대신 접하기 쉬웠던 개로 몸보신을 했습니다.

 

음양오행설에서 개고기는 화(火)에 해당하고 복(伏)은 금(金)에 해당해 복의 금기(金氣)를 화기(火氣)로 억누름으로써 더위를 이겨내고, 또 더운 성질의 개고기를 먹어 이열치열로, 더위에 지진 몸을 회복시켜 준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는 효능이 저술되어 있습니다.

2) 백숙과 삼계탕

 

삼계탕의 원형인 백숙은 조선시대부터 나타나는데 795년 <원행을묘정리의궤> 중 혜경궁 홍씨 회갑연 기록을 보면 백숙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조선시대까지 닭백숙을 즐겨 먹다 일제강점기가 되며 인삼 가루를 넣은 계삼탕(삼계탕)과 육개장에 대한 기록이 나타납니다. 

 

당시에도 개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대체할 음식으로 계삼탕(삼계탕)이나 육개장을 먹었습니다. 

 

인삼이 1950년대 이후 고소득 작목으로 본격 재배되었고, 1973년 금산수삼센터가 인삼이 대중화되며 삼계탕에도 가루가 아닌 인삼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인삼이 대중화되고 외국인들이 인삼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자 삼을 위로 놓아 '계삼탕'에서 '삼계탕'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백숙과 삼계탕의 차이

백숙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맹물에 푹 삶아 여러 명이 모여 같이 먹을 수 있도록 닭을 쪄서 만든 음식

육계나 10주령 이상의 2kg 정도 토종닭을 사용
       
삼계탕

찹쌀, 인삼, 대추, 밤, 황기 등 여러 가지 식재료를 넣고 푹 고아서 만든 한 그릇 음식

30일 정도 키운 800g의 어린 닭을 사용


3) 채식보양식

 

현대인은 일반 식사만으로 주요 영양소를 듬뿍 섭취하기 때문에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굳이 챙겨 먹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육식 위주의 식탁에 영양 과잉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체 균형과 건강을 고려한 채식보양식을 알아봤습니다.

① 채개장

 

스님들의 복날 보양식으로 고사리 등 나물과 두부, 버섯, 파 등을 넣어 얼큰하게 끓인 채식 육개장입니다.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소화와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줍니다.

② 노루궁둥이 버섯 보양탕

 

'비건 버전 삼계탕'이라고도 불리는 음식으로 몸에 좋은 한방재료와 노루궁둥이버섯을 이용해 끓인 음식입니다. 

 

식이섬유 외에도 베타글루칸, 나이신 등이 풍부한 노루궁둥이버섯은 면역기능 증대와 소화기계 질병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③ 콩국수

 

콩을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하는 이유는 구성 아미노산도 육류에 비해 손색이 없고 각종 비타민, 칼슘과 칼륨 등 무기질에 사포닌·이소플라본·레시틴 등 생리활성물질이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도 막아줍니다.

④ 들깨요리

 

삼계탕과 추어탕 국물에 많이 들어가는 들깨가 그립다면 '들깨칼국수·수제비'도 훌륭한 보양식이 될 수 있습니다. 

 

들깨는 혈관을 깨끗하게 해 줘 고혈압·당뇨·심장질환 예방을 도와주고 뇌 기능까지 향상시키는 오메가3가 들어있습니다.


4) 다른 나라 보양식

① 일본

 

 

 

일본의 대표적인 보양식은 장어입니다. 장어덮밥하면 일본이 생각날 정도로 장어랑 일본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여름에 장어를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즐겨 먹는데 주로 양념구이나 덮밥으로 먹습니다. 

 

② 중국

 

 

 

중국에서는 초복에는 만두, 중복에는 면 요리, 말복에는 뤄빙이라는 밀전병과 계란을 먹습니다. 중국의 경우 국토가 넓기 때문에 지역별로 양고기, 훈제 햄 훠투이 등 보양식의 종류도 달랐습니다.

 

③ 스페인

 

 

 

토마토가 주 재료이며 피망, 셀러리, 양파, 마늘, 콩, 식초, 소금 등을 갈아 만든 차가운 채소수프 가스파초를 보양식으로 먹습니다. 상큼한 채소들은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해 여름 활력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장마시즌이라 몸도 마음도 꿉꿉하고 지쳐있는데요, 다가오는 복날 맛있는 음식을 가족과 함께 나눠먹으면서 즐겁게 보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