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전문자로 말라리아를 주의하라는 알림이 왔습니다.
마침 그날 저희 집 꼬맹이 숲체험이 있어서, 염려되는 마음에 모기 패치를 옷 이곳저곳에 붙이고 모기팔찌까지 채워서 보냈습니다.
말라리아 하면 왠지 덥고 습한 동남아나 아프리카에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주의문자까지 받으니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말라리아라는 질병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1. 말라리아 주의보
질병청은 올해 말라리아 위험 지역(서울, 인천, 경기, 강원)에서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3개 시·군 이상에서 늘어 주의보 기준에 도달했다며 지난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지난해보다 한 주 더 빠르게 주의보를 발령했는데, 이상 기후, 기온변화로 인해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져 모기의 활동이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올해 폭염주의보는 작년보다 일주일 빨랐고 열대야는 18일 일찍 찾아왔습니다. 6∼8월은 국내에서 말라리아 감염이 가장 많은 시기여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올해 봄철 잦은 비와 기온 상승으로 모기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말라리아 모기의 활동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질병청은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올해 서울시 13개 자치구와 경기 남부 지역으로 확대했습니다.
2. 말라리아 발생지역
경기(60.4%), 인천(14.9%), 서울(12.9%) 순으로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역학조사 결과 주요 추정 감염지역은 경기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고양시 일산서구, 인천 강화군으로 확인됐습니다.
3. 말라리아 발생원인
말라리아는 모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말라리아는 5종류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주로 '삼일열 말라리아'에 감염됩니다.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얼룩날개모기'는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 등에 많이 서식하는데, 주로 야간에 흡혈활동을 합니다.
대부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같은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며, 한국은 1979년 말라리아가 박멸됐다고 선언했지만, 최근 국내에서 다시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말라리아 퇴치 우선국가로써 2030년 국내 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4개 추진전략을 포함한 '제2차 말라리아 재퇴치 실행계획(2024-2028년)'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4. 말라리아 증상
모기에게 물린 뒤 짧게는 7일, 길게는 2년 이상 잠복기가 지속되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거의 감기와 유사해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48시간 또는 72시간 주기적으로 발생하면 말라리아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두통이나 구역, 설사 등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자, 만성질환자는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황달, 응고 장애, 신부전, 간부전, 쇼크, 의식장애 등 급성 뇌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임산부는 사산, 저체중아 출산 등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5. 말라리아 예방
말라리아는 면역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감염됐던 사람도 다시 감염될 수 있어 항상 주의해야 하며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이뤄지지 않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간(밤 10시~새벽 4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밝은 색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착용합니다.
집 안팎으로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모기 침입을 막기 위해 집안 방충망을 정비, 야외 취침 시 모기장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모기들이 좋아한다는 땀 냄새, 향수 냄새, 화장품 냄새 등을 없게 하는 게 좋겠고, 고인 물이 있다면 방역과 물웅덩이를 없애는 작업으로 주위 환경을 돌아보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해외의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방문해야 할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 후 항말라리아제 등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예방약은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문 1~2주 전부터 복귀 후 1주일까지 매일 복용해야 합니다.
모기에 물린 뒤 열이 나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입니다.
6. 말라리아 치료
말라리아는 신속진단키트로 검사를 받으면 20분 이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전문의약품인 항말라리아 치료제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합니다.
말라리아로 확진되면 말라리아 치료제를 경구 투여하는 게 원칙이지만 중증 말라리아의 경우 주사제나 비경구 투여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첫 3일간 클로로퀸을, 이후 14일간 프리마퀸을 복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프리마퀸의 경우 불규칙적으로 복용했을 때는 간 내에 원충이 제거되지 않아서 재발할 수 있으므로 처방된 치료제는 모두 먹어야 합니다.
말라리아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으며, 혈액 전파 위험이 있어 헌혈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말라리아 예방 백신도 있으나 예방 효과가 크지는 않아 사망률이 높은 아프리카 지역 소아 대상으로 접종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감염이 점점 도심지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개개인은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법을 잘 지키고, 정부 지자체에서는 방역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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