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김포 아이랑 가기 좋은 곳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ft. 북한이 보이는 스타벅스

잉.구.지 2025. 4. 28. 16:29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주소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평화공원로 289

 

운영시간 : 연중무휴 (9:30 ~ 17:30)

 

입장료 : 개인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군경) 2,000원 (어린이) 1,000원

            단체 (성인) 2,000원 (청소년 및 군경) 1,000원 (어린이) 500원

 

* 만 65세 이상 만 6세 미만 영유아 무료 


 

저희 집 아이가 "엄마 친구들이 애기봉 다 갔다 왔데~우리도 가보자"라고 해서 가게 되었어요.

 

애기봉은 북한과 가까운 스타벅스 있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해설사 님과 함께 트레킹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표는 현장발권도 있고 예매도 있는데, 저는 미리 예매하실 것을 추천드려요.

 

아래의 사이트에서 예매하시면 되고, 김포시민은 50%할인 돼요. (꼭 신분증이랑 증빙서류 들고 가셔야 합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애기봉

aegibong.or.kr

 

저희 집에 '날요'가 있는 덕분에 이날도 날씨가 엄청 좋았습니다.

 

적당한 바람에 따뜻한 날씨 맑은 하늘

 

회차별로 인원수가 정해져 있는데 저희가 예약한 13:30분에는 마침 차 없는 거리라고 해서 전시관까지 해설자님과 함께 걸어가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저희집 어린이가 살짝 걱정되긴 했지만, 이렇게 날 좋을 때는 걸어야죠.

 

게다가 해설자님이 함께하는데 완전 '럭키비키'죠.

 

 

총 1.5킬로 걷는 코스인데, 무료 셔틀버스도 다니니 걷느냐 셔틀 타느냐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르막길이 있어도 걷기 싫어하는 저희 집 8살 어린이도 간 거 보면 어려운 코스는 아닙니다.

 

이곳은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군인 분들이 입장권 체크해 주시고 셔틀 타고 내려와서는 버스 안에 들어오셔서 입장권 체크하니 입장권은 꼭 잘 간직해 주세요.

 

기분이 다운될 때는 걸어라 산책해라 하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숲 내음 맡으면서 걸어가니 그동안 고민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중간중간 해설자님이 애기봉의 유래, 남한과 북한 사이를 흐르고 있는 '조강'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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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 설화

 

병자호란 때 기녀인 '애기'가 사모하던 평안감사와 함께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감사는 청나라 오랑캐에 붙잡혀 북으로 끌려가고 애기는 홀로 조강을 건넜다.

 

이후 애기는 날마다 쑥갓머리산 꼭대기에 올라 북녘을 바라보며 평안감사를 그리워하다 '님이 제일 잘 보이는 봉우리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슬픔 속에 생을 마감한다.

 

박정희대통령 시절 박정희대통령이 이 설화를 듣고 '애기봉'이라 이름 짓고 친필 비석까지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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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

 

조강은 임진강과 한강, 예성강이 서로 만나 서해로 흐르는 한강 하류 끝의 물줄기입니다.

 

바다처럼 거대한 '큰 강', '할아버지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100여 호의 가구가 모여있는 큰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1953년 정전협정에서 '한강하구 중립 수역'으로 지정되면서 마을의 주민들은 터전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수십 년 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조강 유역은 다양한 생태의 보고가 되어 수많은 멸종 위기, 보호 생물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올라가니 벌써 평화생태공원 전시관에 도착했습니다.

 

 

작은 음악회도 열리고 있었고,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꽃으로 둘러싸인 포토 스팟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유명한 스타벅스에 가기 위해서는 흔들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여기에 원래 크리스마스트리 철탑이 세워져 있어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철탑을 꾸몄었는데, 북한에서 없애지 않으면 영점타격으로 없애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안전상 결국 없애기로 하고 새로운 트리를 만들기로 했는데 걸어가셔도 도대체 어디 있냐고 찾으실 거예요.

 

바로바로 우리가 흔들다리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길의 모양을 지그재그 트리스마스 트리모양으로 만들었어요.

 

아주 신선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길 모양이 진짜 트리모양입니다.

 

요즘 북한에서 대남방송으로 귀신 소리를 틀어서, 강화도 일대의 펜션들에 손님이 없다는 뉴스를 봤었는데 실제로 이날도 귀신소리를 틀어놨더라고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맑은 하늘에 어울리지 않는 괴상한 소리

 

 

저곳이 바로 애기봉 전망대고, 2층이 스타벅스입니다.

 

 

해설자님이 우스갯소리로 북한에서 사이렌오더 주문도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었습니다.

 

1.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망원경으로 보면 사람들 움직이는 모습까지 다 보였습니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스타벅스'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가 지근거리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스타벅스 내부는 매우 협소해서 안에서 드시기는 힘드실 거예요.

 

사이렌오더로 미리 주문하셔서, 1층에 갤러리 쪽에 자리가 많이 있으니 거기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층에도 망원경이 있어 북한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날 갤러리에서는 애기봉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둘러보고 난 후 평화의 종을 지나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트레킹의 난이도로 그리 높지 않고, 볼거리도 많아서 아이와 함께 오기 좋았습니다.

 

평소에는 알려주기 어려웠던 남북한 얘기들도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어서 교육적인 면에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5월의 황금연휴 애기봉에 하루 나들이 삼아 놀러 오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